카테고리 없음

나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홀로코스트

mystory3120 2024. 8. 17. 08:30

서론: 나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홀로코스트 이야기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는 많이 있지만, 나치 가해자의 시선에서 본 이야기는 드문편입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그 독특한 접근 방식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유대인 대학살을 실행한 나치 장교 루돌프 회스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강한 충격과 깊은 생각을 남기며, 역사적 비극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유대인 대학살과 나치 가해자의 시선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루돌프 회스와 그의 가족의 일상을 통해 유대인 대학살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영화는 유대인의 비극을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지만, 그들의 고통을 가해자의 시선을 통해 더욱 충격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게 하고, 그 속에서 인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나치 가해자의 일상과 유대인의 비극

루돌프 회스의 가족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담장 바로 앞에서 평온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들의 일상은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과 다를 바 없지만, 담장 너머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알고도 무감각하게 살아갑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환경이 얼마나 잔인한지 깨닫지 못한 채, 일상 속에서 비극을 무시하며 살아갑니다.

유대인 수감자들과의 상호작용

헤트비히 회스는 유대인 수감자들로부터 몰수한 옷을 입어 보며 흡족해하는 장면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담장 너머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와 시체 타는 냄새에도 무덤덤한 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강한 불쾌감을 줍니다. 이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가해자와 피해자의 시선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 역사적 비극의 복잡성을 강조합니다.

회스 가족의 아이들

회스의 아이들은 그들의 놀이 속에서도 비극과 잔인함을 드러냅니다. 시체를 소각하고 남겨진 이빨 조각으로 놀거나, 가스가 나오는 소리를 따라 하며 낄낄거리는 모습은 이들이 얼마나 무감각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비극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들의 일상 속에서 무분별하게 잔인함을 드러냅니다. 이러한 모습은 관객들에게 아이들의 순수함조차도 잔인함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대인 수감자들을 위한 작은 희망

영화는 유대인 수감자들을 위해 밤마다 몰래 사과를 뿌려 놓는 폴란드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선함을 보여줍니다. 이 소녀의 행동은 모두가 돌아버린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인간의 양심과 선함을 지켜내는 희망의 씨앗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의 작은 행동은 관객들에게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리고 그 속에서도 선함이 존재할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폴란드 소녀의 이야기

폴란드 소녀는 매일 밤 몰래 사과를 담장 밖에 뿌려 놓으며, 유대인 수감자들이 굶주림을 견딜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비록 그녀의 사과는 종종 말발굽에 무참히 짓밟히기도 하고, 굶주린 수감자들 간의 다툼을 일으켜 총살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녀의 행동은 인간의 선함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작은 행동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며,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나치 장교 루돌프 회스의 이중성

아빠 루돌프가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습도 굉장히 기괴하고 모순적입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학살을 총괄하는 장교로서 그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더 빠르게 죽일 수 있을지에 몰두합니다. 유대인 가스실과 소각소 설계권을 따내고자 집으로 찾아온 기업 임원들과 그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쓰레기 소각장을 얘기하듯이 시체 소각의 효율성을 높이는 법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그런데 인간 목숨에 대해서는 이렇게 무감각하고 차가운 모습을 보이지만 자신이 키우는 말이나 길에서 만난 개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애정 어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아이들에겐 다정한 아빠, 착실한 가장이기도 합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대량 학살범 그 자체가 아니라 그런 존재가 되어버린 인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라고 합니다. 루돌프는 감정이 없는 잔인한 사이코패스로 태어나서 수백만 명을 학살한 것이 아니라, 살다 보니 그런 무자비한 짓을 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평범한 사람인 것입니다.

회스 가족의 천진난만한 아이들

그럼 회스 가족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이러한 잔인한 인간의 모습으로부터 자유로울까요? 영화에서는 중간중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그들의 놀이 속에도 비극의 흔적과 잔인함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잠들기 전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자세히 보면 시체를 소각하고 남겨진 이빨 조각이고, 창 밖에서 들리는 소각장 기계소리를 무심코 따라 하며 재밌어 하기도 합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더 나아가 형이 동생을 정원의 온실에 가두고는 밖에서 쉬

하며 가스가 나오는 소리를 따라하며 낄낄거립니다. 유대인 가스실을 모방한 놀이인 셈이죠. 이 아이들 또한 '그런 존재가 되어버리는 인간'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루돌프 회스의 구역질 장면

영화는 루돌프 회스가 계단을 내려가다가 구역질을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수용소 현장이 아닌 군의 전략을 담당하는 관리부로 승진하여 가족으로부터 잠시 떠나 살던 루돌프는 영화 후반부에 다시 이전에 담당하던 수용소 학살 총책을 맡게 되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데요. 또다시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끔찍한 임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그는 들뜬 마음으로 부인에게 이러한 소식을 전하며 행복해합니다. 그러고는 건물을 내려던 중에 구역질을 마구 하게 된 것입니다. 이 구역질 장면에 대해 찾아보니 다양한 해석이 있었는데요. 제가 가장 와닿았던 해석은 몸에서 거부 반응이 나오는 거라는 해석이었습니다. 루돌프는 이제 무자비한 인간이 되어버려 학살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이나, 마음속 깊은 곳 어딘가에 아직 조금이나마 인간 본연의 양심과 선함이 남아 있어 무의식적으로 몸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켜 구역질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이 외에도 죄에 대한 대가로 병에 걸려 죽는 거다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와있어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결론: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 그리는 영화가 아닙니다. 감독 조나단 글레이저는 이 영화를 통해 현재의 우리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의 모든 선택은 '그때 그들이 한 일을 보라'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을 보라'라고 말하며 현재의 우리를 반성하고 직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과거의 비극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게 하고, 우리가 현재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고민하게 합니다. 나치 가해자의 시선을 통해 본 이 영화는 과거의 비극을 현재의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교훈으로 승화시킵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유대인 대학살을 새로운 시각에서 다루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